한국화보
"화려함보다는 단아함의 멋스러움"
   
 
 
- 민화는 조선시대의 민중들의 삶과 애환을 담은 그림이다. 주로 조선 후기 서민층에 어필하여 정식 그림 교육을 받지 못한 무명화가나 떠돌이 화가들이 주로 그렸기 때문에 일반 사대부층에게서는 소외를 당했다.

한국 전통민화작가 서공임

현대에 한국적인 소재를 바탕으로 자신의 독특한 민화 그리기에 몰두하고 있는 서공임씨는 19살 되던 해부터 본격적으로 인사동에 작업실을 마련하고 민화를 그려왔다. 벌써 올해 26년째로 접어든다. 지난 86년 ‘한국민화 연우회전’을 시작으로 긴 역사 먼 미래 전 ‘93년>, <한국성 채색의 신표현전 ’93년>, <한국미술의 주제성과 질서를 위한 조명전 ‘94년>, <한국민화 작가회전> 등의 전시회를 열어 민화작가로서의 능력을 인정받고 있다.
순수함과 소박함의 절묘한 조화
서양화 지망생이었던 그녀는 우연히 한 화방에 붙은 민화연구생모집 광고를 보고 민화를 그리기로 결심했다. 19세에 시작하여 7년 동안 도제 교육을 받은 것이 서공임씨에게는 전부였다. 그 후로 꾸준히 민화에 관심을 가진 것이 어느덧 20여 년의 세월이 흘렀다.
그녀는 한 작품을 선택하고 그리기까지 줄곧 혼자만의 시간을 많이 가진다. 항상 무언가를 골똘히 생각하고 탐구하는 자세가 조선 종이인 장지의 이곳저곳에 은은히 묻어난다. 그런 그녀의 심성이 반영되어 우리나라 전통적인 사물, 동·식물들을 소박하고 진실되게 당대 서민들에게 다가갈 수 있도록 담아내고 있다.
"일반적인 회화작품과는 달리 민화 속에는 특별한 의미가 잇습니다. 예를 들면 석류와 잉어는 다산, 물고기는 입신, 호랑이와 까치는 양반과 서민의 애환이 담겨 있습니다. 우리민족을 대변해줄 수 있는 대표적이 문화라고 생각해요. 민화의 세계에 빠져들면 저도 모르게 순수해집니다."
전통적인 사물에서 나오는 깨끗하고 맑은 투명한 이미지를 한층 더 고차원적인 방법으로 접근하려는 그녀의 노력이 엿보인다. 같은 호랑이를 그리면서도 늠름하고 용맹스러운 모습과 대로는 이웃집 할아버지가 담배를 피우는 모습까지 서민들의 소박함을 아울러 표현해 내고 있다. 서공임씨가 그리는 민화의 소재는 극소수에 불과하다고 한다. 화훼화, 석류, 영지, 복숭아를 그린 소과화, 호랑이와 까치를 그린 호작화, 선비의 일생을 그린 십장생화 등등 이루 말할 수 없이 많다.
"민화의 소재는 무궁무진합니다. 쉽게 민화의 소재를 찾을 수 있는 것이 자연이라고 생각해요. 민화는 자연에서 쏟아져 나오는 소박함인 것 같습니다."
몇 년 전에는 용과 호랑이 그림 전시회를 열었다. 특히 무인(戊寅)년에 호랑이 백 마리를 현대의 민화로 재현해 보여주는 이색전시회가 기획돼 관심을 모았으며, 아울러 민증의 의식 속에서 발전하고 민중에 눈에 비쳐진 전형적인 모습의 호랑이들을 그리기도 했다.
현대적 감각으로 다가가는 민화에 대한 열정
서공임씨는 독자적인 발상과 미감, 그리고 기법이 드러날 수 있도록 현대 민화에 많은 노력을 아끼지 않았다. 옛것을 따르되, 재창조하는 과정을 두려워하지 않았다. 한번 붓끝을 흐리면 미련 없이 다시 그림을 그렸다. 실패를 거듭하면 할수록 민화에 대한 그녀의 정열은 식을 줄 몰랐다.
현대 민화에서의 느낌, 꿈, 기원, 사랑 등 다양한 주제는 전통민화의 주제와는 다르다고 한다. 주제뿐만이 아닌, 재질과 화법도 현대적 감각을 추구한다. 즉, 조선종이인 장지에 수간분채를 아교에 녹여 만든 물감을 사용하여 기법이 독창적이어서 현대인들에게 민화를 소개하는데 안성맞춤이다.
"고유한 것을 아끼고 우리 것에 대한 자긍심이 절실히 필요한 이때 전통 민화를 계승하는 젊은이들이 많아졌으면 합니다."
마지막으로 그녀는 후배들에게 도움이 된다면 자서전을 쓸 계획이라고 한다. 구수한 우리의 맛을 내는 작가로서, 현대를 사는 창작 민화작가로 자기의 영역을 굳건히 확보하고 있는 서공임씨처럼 많은 현대인들이 우리 것에 대해 많은 애착을 가지길 바란다.

사진 윤동주 기자 / 글 홍진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