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증권 "25년 내내, 내 작업을 지탱하다"
 
     


  민화 작가 서공임 씨가 그려내는 세계는 조화롭다. 꽃과 새, 호랑이와 까치가 어우러진 풍경은 사랑과 평화를 상징한다. 액을 물리치고 부귀영화와 무병장수, 음양의 조화를 기원하는 선하고 유쾌한 그림들.
그녀의 직업은 두 가지로 대별된다. 전통 민화를 모방,모사하는 작업과 독자적인 발상과 미감으로 시도하는 창작 민화가 그것이다. 또한, 매년 전시회를 열고 사회교육원에서 일반인들을 위한 민화 교실을 여는 것. 이렇듯 보다 많은 사람들에게 민화를 알리기 위한 노력도 그녀가 매진하는 작업 중 하나다.
어느 소설가가 말하길, 작가에겐 ‘튼튼한 앞니와 무거운 엉덩이’가 필수 요건이란다. 이야기를 포착하고 꽉 무는 순발력이 작품의 시작이라면, 한시도 작품을 떠나지 않는 집념과 끈기가 작품의 완성을 본다는 논지다. 그런 의미에서 민화 작가 서공임은 작가로서의 역량을 확실하게 갖춘 이다. 민화의 세계에 첫발을 들인 열아홉. 이후 25년간 그녀는 붙박이장처럼 작업실에 뿌리내리고 민화만을 그렸다. 민화를 그리는 이가 많지 않고 또 관심을 가지는 이들도 적었던 만큼 외로운 작업이었다. 숨을 고르며 세필을 사용하는 이 정적인 작업은 그녀에게 진득한 인내, 이른바 ‘무거운 엉덩이’를 요했다. 의자가 그녀에게 물과 공기처럼 인식되지 않는 일상이고 생의 조건인 까닭은 이 때문이다.
작업대 앞의 그녀가 앉은 의자는 인사동의 앤티크 숍에서 구한 것이다. 제작연도가 일제시대쯤으로 추정되는 이 앤티크 의자는 등받침에 그려진 아름다운 문양이 포인트다.
서공임 씨는 꼭 갖고 싶은 의자가 하나 있다. 누우면 침대가 되고 앉으면 의자가 되는 우리 고유의 의자, 평상이다. 화조도를 그린 8폭 병풍을 두고 평상을 놓은 집. 가끔, 그녀가 마음속에 그려보는 행복한 꿈이다.

글|고유정 사진|황정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