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2TV
(2006.1)
아침뉴스타임, 문화살롱 (동영상)
 


<앵커 멘트>

시청자 여러분 '세화'라고 들어보셨습니까?

우리 조상들이 해마다 정초에 복을 기원하고 액운을 쫓기 위해 그려 주고 받던 민화인데요,

네, 이 복을 부르는 세화 전시회가 곳곳에서 열리고 있습니다.

전통 양식을 계승한 작품부터 기발한 상상력을 바탕으로 현대적인 의미를 담은 작품까지 다양하다고 합니다.

문화팀 이진성 기자 함께했습니다.

 

<질문 1>

이진성 기자, 전통적인 세화라면 어떤 그림들을 들 수 있습니까?

<답변 1>

네, 개와 닭, 호랑이, 용 등 12지 동물들을 그린 민화가 대표적인데요

조상들은 새해를 맞아 이 동물 그림을 대문이나 집안 곳곳에 붙여놓고 무병과 장수, 행운을 기원하곤 했습니다.

우선 전통양식을 이은 세화 작품들을 감상해 보시겠습니다.

커다란 방울을 단 채 눈을 부릅뜬 개 그림입니다.

정초에 곳간문에 붙여 액운을 쫓았습니다.

익살스러운 모습으로 까치와 함께 어울리는 호랑이는 내내 기쁜 소식을 알리는 전령을 상징합니다.

암수 한쌍이 등장하는 닭은 새벽을 알리는 길조로 어둠을 몰아낸다고 여겨져 중문에 많이 걸었습니다.

거북 그림은 예로부터 무병 장수를 뜻하는 동물로 세화의 단골 소재였습니다.

이밖에 용과 봉황 해태 등 신화 속 동물들을 담은 세화를 감상할 수 있는데요, 전통적인 민화를 계승한 현대적인 민화 창작을 고수해 온 작가 서공임 씨의 작품들입니다.

<인터뷰> 서공임(민화 작가): "사물을 과장하고 익살스럽고 재치있게 표현한 게 민화만이 가질 수 있는 특징"

돌이나 나무에 새긴 뒤 찍어내는 판화 기법의 세화도 눈길을 끕니다.

건강과 부귀를 비는 여러가지 동물 문양과 함께 길하고 상서로움을 비는 한자를 기하학적으로 표현했는데요

조각과 그림, 글자 3가지를 예술로 승화시킨 전각 예술가 정병례 씨의 작품입니다.

작품 하나하나가 복을 비는 의미를 담고 있기 때문에 새해에 복을 맞는다는 기분으로 감상하면 좋을 듯합니다.

<질문 2>

전통적인 세화와는 달리 기발한 상상력이 돋보이는 현대판 세화도 미술팬들의 관심을 모으고 있죠?

<답변 2>

네,현대 미술가들이 우리 시대에 맞게 재해석한 이른바 '신 세화'라고 할 수 있는데요, 민화의 취지는 살리면서도 오늘날에 걸맞은 소재를 통해 의미를 담아낸 작품들입니다.

함께 보실까요?

못쓰는 컴퓨터 부품을 붙여 만든 부적입니다.

컴퓨터 바이러스 감염을 막아달라는 소망을 담고 있습니다.

조선시대 문자화를 본떠 만든 작품인데요.

구애하는 남성의 모습으로 사랑을 뜻하는 한자를 형상화했습니다.

마패 속 달리는 말은 승진을 기원하고 게는 시험 합격을 비는 동물로 그려지는 등 파격적인 발상이 돋보입니다.

홀로그램 스티커를 붙여 산수와 십장생 동물을 배치한 이 작품은 현대인이 꿈꾸는 낙원을 은유적으로 보여줍니다.

<인터뷰> 관람객: "다양하고 재미있습니다..."

이 그림은 문인화에 자주 등장하는 소재죠, 매환데요 가지마다 풍성하게 망울을 터뜨린 꽃은 알고 보니 팝콘입니다.

플라스틱 옷걸이와 도시락통 등 생활 속 소재로 수복을 비는 세화, 참 기발하지 않습니까?

한해의 복을 비는 선조들의 소박한 그림 세화가 발랄하고 거침없는 상상력을 통해 현대적인 회화로 부활했습니다.

<인터뷰> 송인상(예술의전당 학예사): "형식미 위주의 서구 미술에 눌린 우리의 전통 미술을 되살리고 그 속의 이야기를 복원"

요즘 사람들, 시대가 바뀐 만큼 바라는 바도 달라져 그림에 담아내는 소재도 옛날과 다를 수밖에 없는 듯합니다.

하지만 액을 쫓고 복을 비는 것만큼은 변치 않는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