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T KOREA
(2005.1)
"닭이 울면 乙酉年 새벽이 밝아온다"
   
 


다섯가지 지혜를 갖춘 덕금(德禽)의 닭은 인간과 밀접한 관계를 가진 12지(十二支)동물 중 유일하게 날개가 달린 짐승으로 지상과 천상을 연결하는 영험한 동물로 상징되기도 했다.새해가 되면 전통적으로 호랑이나 닭그림을 그려 집안에 붙이는데 특히 닭은 새벽을 알리는 길조(吉鳥)로 여겨져 왔으며 동서고금을 통해 사람들은 밤이란 긴 어둠 속에서 닭울음소리를 들으면 동이트고 새벽이 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이것은 어둠과 함께 몰려든 귀신들이 사라지기 시작한다는 뜻이다.

2005년 乙酉年을 맞이해서 민화 작가 서공임은 우리에게 닭그림을 보여주고 있다.
민화는 우리 민족의 삶과 애환 속에서 익살과 해학을 담아낸 가장 한국적인 민족회화라 할 수 있는데 특히 이번에 작가가 선보이는 닭은 민화의 정통성을 바탕으로 풍부한 상상력과 능란한 필선으로의욕적인 창작작업을 보여주고 있다.

그녀의 작업은 꽃과 닭이 어우러져 정초에 그 해의 불행을 막고 복을 비는 벽사초복의 이미가 담겨 있어 사랑과 평화와 함께 액을 물리치고 음양의 조화를 기원하는 내용들이 화면에 담겨있다.

이에 미술평론가 김호년(고미술발행인)씨는 "중국이나 우리나라에서 닭을 좋아하는 이유는 5가지 덕을 갖추었다고 보는 견해이다.

닭은 머리에 벼슬, 관(冠)을 썼으니 문(文)에 해당하고, 발에는 날 카로운 발톱이 있으니 무(武)애 해당하며, 적을 만나면 물러서지 않고 죽도록 싸우니 용(勇)이 모자람이 없으며, 먹을 것을 찾으면 주위에 소리쳐 알리니 인정이 있는 인(仁)에 해당하고 믿음을 잃지 않게 시간을 지켜 새벽을 알리니 신(信)에 해당하는 오덕(五德)을 갖춘 덕성스러운 짐승 즉, 덕금(德禽)이라고 보기 때문에 이 같은 뜻을 그림으로 구성할 때는 한 마리의 수탉이 다섯 마리의 병아리 를 거느리고 있는 모습으로 표현하는 것이다.
그런가하면 닭그림 중에는 맨드라미를 함께 그리는 경우도 있는데 이것은 맨드라미가 닭머리의 볏과 흡사해 계관화라고 부르는데서 연유된다. 닭과 맨드라미를 합치면 관상가관(冠上加冠)이 되는데 즉 '관위에 관'이 있다는 뜻으로 높은 벼슬을 상징적으로 나타내고 있는 것이다. 이외에도 닭과 모란을 함께 그린 경우는 수탉이 하늘을 향해 크게 우는 모습으로 묘사되는데 이것은 부귀공명(富貴功名)을 표현하기 위해서이다.
수탉을 한자로 공계(公鷄)라고도 하는데 여기서 공(公)자와 운다는 뜻의 명(鳴)은 공명(功名)과 읽는 음이 같아 '공을 세워 이름을 널리 알린다'는 뜻으로 쓰인다. 여기에다 부(富)의 상징인 모란꽃을 더하면 '부귀공명'이 된다고 보는 것이다.

이렇게 우리 나라는 옛부터 닭이 사람과 친밀한 관계로 함께 하고 있었음을 알 수 있으며 이같이 닭의 영물스러운 모습을 표현하려는 민화에서는 닭은 자연스럽게 사실적인 본래의 자연스러운 모습 보다는 사람들의 마음이 담긴 과장된 형태로 표현될 수 밖에 없다.

민화작가 서공임은 단일주제로 전통민화를 발굴하고 거기에 자기나름의 해석을 통해 현대감각에 맞는 오늘을 사는 사람들의 염원에 부응하는 주제와 테크닉을 구사해 오고 있는데 민화를 민화답게 잘 유지하면서도 어딘가 모르게 현대적 요소가 가미되고 또 오늘을 사는 서민들의 정서와 소망을 담아내는 서공임의 '닭 주제 민화전'은 우리를 찌든 전통의 민화적 인습에서 해방시키고 '닭해'를맞는 현대인들의 밝은 새해를 '먼동이 트는 닭울음' 만큼이나 희망차게 해주리라 믿는다" 고 서술하고 있듯이 세필을 사용하는 정적인 작업을 통해서 보다 많은 사람들이 닭의 울음소리와 함께 희망찬 을유년(乙酉年)을 맞이하기를 바라며 아울러 많은 사람들이 민화에 많은 관심을 가질 수 있도록 독자적인 발상과 미감으로 가장 한국적인 작가로 다가가기를 기대해 본다.